각자의 이해관계와 판단이 제각기 다르기에 일적인 측면에서, 혹은 사람간의 측면에서, 나의 경우에는 달리기를 하면서 '어.. 내가 이런말까지 들어야 하나..?' 의 경우가 가끔씩 있다. 문제는 더 가끔씩 이것들이 동시에 와서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요즘 말로는 이 현상을 '억까'라고 하는 것 같다. 오늘 정말 억까의 끝을 보았다. 내가 같이 억까하는 성격도 못되기도 하고, 그럴 깡도 없다. (회사를 짤릴만한 정도로 직접적으로 문제가 되면 모르겠는데, 남한테 그정도 밉보이게 큰일을 하는 성격이 못된다...) 오래전부터 이런 경우에 내가 하는건 정해져있다. 평소보다 조금 길게 조깅을 한다. 그런데 오늘은 조깅조차 도와주질 않는다. 집에서 한양대 앞 살곶이공원을 가면 편도 10K/왕복 20K이다. 1..
20201126 반포대교-성산대교 왕복 1. 정말 오랜만에 혼자서 20Km를 넘게 뛴 것 같다. 우리가 정말 운이 좋지 않은 이상에야 (나를 위해 뛰어주는 페이스메이커가 있다던가, 나랑 우연히 똑같은 페이스로 뛰는 사람과 뛰게 되는 경우가 아닌 이상) 혼자 뛰는 경우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혼자만 뛰는 사람이 같이 뛰는 걸 어려워하는 경우도 봤고, 크루런등으로 같이 서만 뛰는 분들이 혼자 뛰는 걸 어려워하는 경우도 봤다. 혼자서도, 때로는 같이서도 잘 뛸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1 25Km는 생각보다 꽤 멀더라. 반포한강공원에서 출발하여 동작대교를 지나 여의도를 지나 방화대교도 지나야 편도 12.5Km가 나오더라 2. 뛰면서 이석원 님의 신간발매 예정인 '..
마라톤을 뛰는 도중에 나를 믿어야할지 아니면 겸손해야할지 입장이 수십번 왔다갔다 한다.나를 과대평가하여 초반부터 오버페이스를 하게 되면 후반부에 반드시 퍼지게 된다. 마라톤이 아무리 자신과의 싸움이라지만 후반에 퍼지게 되어 내 뒤에 있던 사람들이 우루루 지나가게 되는 경험은 그리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이와 반대로 마라톤 후반부가 되면 몸은 이미 한계치이고, 정신으로 버텨야 하는데 '내가 나를 못 믿으면 누가 나를 믿어주나.'의 정신으로 후반부를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 어느때에는 스스로에게 겸손해야하고 어느때에는 스스로를 믿어줘야 하는지 적절한 것을 정하는 것이 어려운 요즘이다.
제가 (혹은 저만) 많이 좋아하던 분과 이별한 후 너무 마음이 힘들어서 술만 먹다가 이러다가는 몸도, 마음도, 그리고 돈도 다 잃어버릴 것 같아서 건강이나 챙기자 하며 다시 시작했던 러닝입니다. 그리고 2주전에는 나름대로 열심히 연습해가며 풀코스도 완주하였습니다. 이제는 제 삶에서 마라톤은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이전보다는 좋은 몸상태와 정신상태를 가지게 되었고, 다양한 크루애서 운동하는 분들을 만나 좋은 말씀들을 들으니 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아. 야구 몰라요. 아. 인생 몰라요.
사람이 지나치게 긴장을 할 때 주위에서 그런 말을 한다. "너 힘 좀 빼." 나는 항상 힘이 들어가 있다. 청소년 시절의 기억은 일초라도 힘을 빼버리면 나를 놓아버릴 것 같은 날들의 반복이었다. 원망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고생했으니 알아달라는 것도 아니긴 한데...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블로그에 무슨) 온전히 휴식하러 어디를 가도 힘이 빠지지 않고 완전히 몰입해서 즐기지 못하는 내가 보이더라고. 심지어 이 돈으로 전세 대출이나 갚아서 조금이라도 이자 줄일걸... 생각이나 하고 그건 좀 아쉽다. 어떻게 하면 힘을 뺄 수 있을까? 평생 해야 할 고민이다.